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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보

아프리카 연합(AU) 출범과정/구성/역할/전망

by 요엘¹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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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프리카 연합(AU) 출범과정

 

2002년 출범한 AU는 아프리카 단결기구(Organization of Africa Unity : OAU)에서 비롯되었다.

1963년 아프리카 38개 독립국들이 모여 아프리카의 통일 촉진, 회원국 간 정책 및 계획 통합, 독립 및 주권 수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OAU는 ‘아프리카 문제는 아프리카에 의해서 해결하자’는 자주적인 기치를 토대로 결집되었으며 회원국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었다. 또한 OAU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본부를 두고, 최초의 범아프리카 기구로서 아프리카 대륙에 기반을 둔 첫 번째 정부간 조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OAU는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협력과 단결을 촉진하고, 엄격한 비동맹주의 노선 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정책 및 계획을 통합 및 조화시키며,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독립과 주권을 수호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내정 불간섭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영토 보전, 파괴활동의 금지, 비독립 지역의 해방운동 지지 등을 강령으로 주창했다.

하지만 OAU는 운영과정에서 끊임없는 갈등이 발생했다. 그 이유는 1961년 5월 몬로비아 회의에 참석한 온건파 그룹과 카사브랑카 강경파 그룹의 대립이 해소되지 않은 채 OAU가 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OAU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마찰을 야기하고, 각국의 주권을 전제로 한 느슨한 통일과 연대형성을 넘어 다음 단계로 전개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OAU의 문제점은 아프리카 국가에 어떠한 조치에 대한 구속력이나 의견의 일치를 도출해내는 힘이 부재했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남아공이 나미비아의 통치권을 포기하도록 OAU가 압박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 마음이 되어 연합하지 못하고 오히려 분열된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분열은 OAU의 응집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OAU의 유명무실한 기능을 지적한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1999년 당시 ‘아프리카합중국’ 건설을 제의하지만 호응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OAU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카다피는 자신의 고향 시르테에서 ‘OAU 제4차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아프리카 정상들은 EU를 모델로 집행위원회, 평화안보위원회, 의회, 사법재판소, 중앙은행의 설치와 단일 통화 도입 등을 규정한 의정서를 채택하고, 2001년 7월 잠비아의 루사카에서 개최된 제37차 OAU 정상회의에 1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새로운 성격의 ‘아프리카 연합(AU)’의 창설에 합의한다. 이로써 OAU는 ‘아프리카 대륙의 자유, 공통의 주체성 확인, 아프리카 단결달성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회원국 간 별다른 연대장치가 없는 가운데 부패 및 역내 분쟁은 끊이지 않았고 경제, 보건, 교육 등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2002년 7월을 기점으로 AU체제로 전환된다.

 

2. 아프리카 연합의 특징

 

AU는 사실 그 논의단계에서부터 ‘즉흥적’이라는 우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기존 OAU의 실패와 ‘세계 경제의 주변부’에 지나지 않는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출범한 만큼 OAU와 달리 경제·사회적 발전과 정치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접근을 강조하였다. 즉 AU는 OAU에 비해 포괄적이고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경제·사회적 통합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AU의 출범은 범아프리카 통합 노력에 기반이 되어 아프리카인들로 하여금 사회 전반에 걸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집약하였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세계화와 유럽, 미주. 아시아 등 지역 블록화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시장 단일화에 따른 생산요소의 질적·양적 확대를 꾀하고,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형성함으로써 성장 기반을 확보함과 동시에 보다 유리한 교역 조건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였다. 또한, 정치·사회적으로는 그 동안 국가건설을 저해에 온 내전, 국경분쟁, 부족간 갈등 등 각종 요인들을 해소함으로써 사회적 결속력을 높이고, 오랜 정체로부터 탈피하여 세계에 아프리카 대륙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함의되어 있다.

이러한 기대들 속에서 AU가 OAU와 가장 큰 차별점은 ‘분쟁 종식’과 ‘빈곤 추방’이라는 두 가지의 큰 목표를 설정한 만큼 반인륜 범죄가 국가 내에서 자행될 경우에 평화유지군의 소집과 투입이 가능한 시스탬을 구축하였다. 따라서 각국의 지도자가 AU의 다른 국가들에 대해 서로 감시하고 책임을 묻는 ‘상호 감시 체제(Peer-Review Mechanism)’가 가동되어, 회원국을 구속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OAU는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특정 국가를 강제하고, 많은 국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집약 및 도출해낼 힘이 부족했다면, AU는 대량학살, 전쟁, 인권유린 등 비민주적인 상황에 한하여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에서 구별되는 바가 크다. 다시 말해, 이는 AU가 단순한 협의기구가 아니라 임무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의 존재를 전제한 것으로 세계화 추세에 대한 집단적 대처 능력을 강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OAU체제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국의 주권과 이익증대 및 정권 유지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펴냈다면, AU는 국가 상위의 개념에서 상호의존성을 통해 대륙전체의 이익과 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AU의 조직으로는 각국 수반으로 구성되는 아프리카 의회를 비롯해 평화안보위원회, 사법재판소 등이 있고, 경제부문에서의 정책 집행을 위하여 아프리카 은행(The Africa Bank), 아프리카 통화기금(The African Monetary Fund) 그리고 아프리카 투자은행(African Investment Bank)등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를 본떠 만든 평화 안보위는 아프리카 대륙의 분쟁을 해결하고 조정하는 임무를 맡게 된 AU의 핵심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AU의 구성은 위와 같다.

3. 아프리카 연합의 한계

 

이렇게 야심차게 출범한 AU도 이제 창설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대륙은 뿌리깊은 빈곤에서 벗어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우간다 등 많은 국가들의 내전 또한 끝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들을 타개하고자 국가에 개입을 가능케 만든 AU는 왜 주도적으로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번 장에서는 그 문제점들을 통해 AU의 한계를 살펴보겠다.

먼저, 기존 지역 경제공동체와 AU간 관계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2001년 5월 아프리카 연합 헌법이 발효되자 각 회원국은 AU의 내에서 경제통합의 일환으로 1994년에 발효된 아프리카경제공동체(African Economic Community : AEC)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 대하여 가입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AEC와 각 지역공동체간 관계에 관한 의정서가 채택되었다. 이 의정서는 각 지역공동체보다 정책, 사업, 활동 등에서 AEC의 우위를 규정하고 아프리카 경제 통합 등 제반 문제를 주도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역 경제 공동체가 AU의 경제 통합보다 더 우선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AU의 목표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 안에서도 나라 간 경제적 차이가 상당하여 통합을 쉽지 않게 만들고 있다. 빈곤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직도 역내 교역보다 과거 식민국가였던 유럽과의 교역이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의 낙후된 산업과 단조로운 생산품 탓에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는 AU가 역내 교역을 유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버렸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있어 보인다. 따라서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제통합을 이루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셋째, 취약한 인프라망이 기업활동 유치를 이끌어 오지 못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땅이 워낙 척박하고, 높은 온도의 기후 탓에 기업들은 초기 정착에 있어 고비용이 발생한다며 진출을 꺼리고 있다. 그 이유는, 역내 교류와 생산 활동 촉진을 위해서는 도로, 철도 등 운송체제를 비롯한 에너지, 통신망과 같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아프리카 상황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아프리카 상품의 다양화 및 품질 향상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교역량과 무역수지에도 큰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넷째, AU의 자금 부족문제로 사업실행이 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AU는 출범당시 4000만달러가 넘는 OAU의 부채를 계승키로 함에 따라 이를 충당키 위한 재정 확보가 급선무로 지적되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외채가 상당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형성해 나가는 데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총외채 규모는 2000년대 초 35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르완다 같은 소국과 나이지리아 같은 대국이 적극적으로 외채를 발행하면서 그 규모는 훨씬 불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는, 지역 내에 분쟁과 미약한 통치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을 AU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에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여 4만여 난민이 발생하고, 리비아는 계속해서 쿠데타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또한, 말리 정부는 국가의 평화를 유지할 만큼의 장악력이 떨어져 위기감이 감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소말리아 해적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강력한 범아프리카 정부를 꿈꿨던 AU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행태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4. 아프리카 연합의 과제

 

AU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EU와 같이 성공한 중앙정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심산이 크다. 따라서 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먼저, AU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화를 공고히 하고 내전상황을 종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이론적으로 밝혀졌다. 즉, 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바탕으로 한 민주적 정치제체의 구축은 엄격하고 공명정대한 법질서하의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지수는 긍정적이지 않은 편에 속한다. 즉, 아프리카 경제발전의 근본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AU는 각 국의 민주화를 위해서 독재정권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통해 공감대 형성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에 반하는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내분을 조장한다면 AU가 이제껏 소집하지 않았던 평화유지군을 투입하여 조기에 상황을 종결짓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도 제기된다.

두 번째는, 지역 경제공동체와의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즉, 이 둘의 이해가 반드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측면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발전에 시너지가 될 수 있도록 AU는 여러 형태의 협력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주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아프리카 지역의 빈부격차를 줄이고, 외채의 상환이 가능토록 AU차원의 체계적인 경제개발을 도모해야 한다. 즉, 산업정책의 효율성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전 산업분야가 총 망라된 경제개발종합계획과 같은 산업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산업정책은 분명한 목표 없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AU가 나서서 아프리카 대륙 발전과 산업유치를 위하여 경제개발정책 수립하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즉, 생산능력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그 이전에 산업이 가능하도록 인프라 구축과 금융정책 등과 같은 포괄적인 산업정책의 수립이 시급하다.

넷째, 아프리카인들의 의식제고를 위해 힘써야 한다. 최근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식 발전모델로 ‘아프리카자본주의(Africapitalism)’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나이지리아의 Tony Elumelu에 의해서 창시되었는데, 그는 아프리카자본주의에 대해서 강력한 투자와 함께 자본주의의 모습이 자각적이며, 포괄적임과 동시에 박애주의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프리카의 발전은 아프리카인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책임주의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하여 아프리카인들이 특화할 수 있는 산업을 구상하고, 이를 발전의 축으로 삼아 국가와 대륙의 부를 쌓아가는 자주적인 모습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이는 단언코 아프리카 인들의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AU가 이를 적절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끝으로 고전적으로 제기되어 오지만 AIDS 퇴치를 위한 지속적인 투입과 실태조사 또한 AU가 반드시 챙겨야 하는 문제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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