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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_ 군주론 요약(분석/해석/개념/줄거리)

by 요엘¹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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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신생국가는 강하고 폭압적인 군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까닭에 금서로 오랫동안 지정되었고, ‘악마의 통치서’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다른 저서 로마사논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는 궁극적으로 공화정을 지향했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이게도 군주론을 집필한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는 당시 시대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의 군소 도시국가들이 프랑스, 스페인과 같은 거대국가의 침략에 고통당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히브리인보다 더 예속되고, 페르시아인보다 더 억압받고, 아테네인보다 더 분열되어 있으며, 인정받는 지도자도 없고, 질서나 안정도 없으며, 짓밟히고, 약탈당하고, 찢겨지고 유린당한, 한 마디로 완전히 황폐한 상황이 처해있다."

 

이에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 오로지 국가의 존재를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통일국가가 단기간에 세워져야 한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 전통적 미덕을 고수하는 것보다 군주정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싶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적 미덕은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온 공화정에서의 가치가 아닌지 추론해본다. 하지만, 그 시대 상황에 맞는 차선책, 군주정을 제시함으로써 주변 강대국들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빠르게 세워가고자 했었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군주론의 도입부에는 인간이 은혜를 모르고 변덕이 심하며, 위선자요 염치를 모르는 데다가 몸을 아끼고 물욕에 눈이 어두운 속물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한다. 즉, 인간의 본성은 욕망에 가득 찬 이기적인 존재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사로운 정이나 의리는 자신의 이해가 얽히는 기회 앞에서 언제나 서슴없이 끊어버린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이러한 욕망들이 정치적 갈등과 전쟁을 빚어내고 있다고 확신했다. 따라서 타락한 인간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정의보다 질서유지에 무게를 두는 것이 옳다고 기술했다.

 

그는 이러한 통치를 위해 강한 군주의 모습을 제시했고, 그 군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국가를 다져 나가는 것이 모든 가치보다 앞선다고 보았기 때문에 군주에게 정의로움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17장에서 현명한 군주는 자신의 신민들의 결속과 충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잔인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너무 자비로워 무질서해지면 많은 사람이 죽고 약탈당하며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협받을까 두려워 떨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최악의 무질서 상태를 막고자 소수의 몇몇을 처형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는 군주가 훨씬 자비로운 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주론의 이 대목은 공적인 관점에서 전체를 먼저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 군주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혼란보다 가혹한 조치로 질서를 세우는 것이 더 낫다’는 그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덧붙여 나라를 유지하기 위하여는 신의도 저버릴 줄 알아야 하며, 자비심을 버리고 인간미를 잃고 반종교적인 행동도 때때로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선한 군주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악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플라톤과 달리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완전한 존재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군주도 이기적인 인간의 속성이 내제되어 있고, 권위적인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온갖 노력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백성 다수의 지지를 필요로 하며, 선하게 보일 수 있도록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즉, 그 자신이 이기적인 인간에 불과할 지라도 완벽하고 덕성을 갖춘 완전한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어질게 보이기 위해서라면 악한 방법과 거짓 그리고 기만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기술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야기로서 보르자와 레미로의 이야기가 언급된다. 레미로로 하여금 로마냐 지방을 악랄하게 통치한 뒤, 그 레미로를 죽여 백성들로부터 칭송받는 데 이용한 보르자의 일화는 군주론에서 제시한 일화 중 가장 인상깊다. 그만큼 군주는 훌륭한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국가의 안정과 자신의 자리를 위해서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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